Writings

가슴뛰는 사업

연휴 전 대표님과 거래처 미팅을 다녀왔다. 업체 변경을 고려하여 비용을 협의하는 자리였다. 목표는 기존대비 비용의 40% 절감. 현실적으로 우리의 규모에서 딜을 만들어내기는 쉽지 않은 조건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업체측 반응은 부정적이었다. 본인들도 구조적으로 풀기 어려운 수치라는 것이었다. 업체측 대표님은 “된다,” “안된다”가 명확한 분이었다. 그런데 미팅이 끝날 무렵 “한번 방법을 찾아보겠다”라고 입장이 바뀌었다. 우리는 아무런 조건을 더하지 않았다.

우리 대표님은 왜 우리가 그러한 조건으로 거래를 해야만 하는지에 관해서만 이야기하실 뿐이었다. 다만 우리의 사정에 관한 이야기만은 아니었다. 우리가 나아갈 방향은 무엇이고, 그 과정 안에서 우리가 집중하고 싶은 시장의 문제는 무엇인지, 그 문제를 해결하면 우리는 어떻게 될지에 관해 이야기하셨다. 이 문제는 업체측 대표님도 이미 알고 있고, 공감하는 문제였다. 그게 전부였다.

이와 비슷한 상황이 두어번 정도 더 있었다. 처음 이야기를 전해들었을 때는 의아했고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이전 협상에서의 거래처들은 우리보다 1,000배 이상 더 큰 업계 1등이었기 때문이다. 그때도 대표님은 동일한 방식으로 그들을 설득했고, 우리 편으로 만들어내셨다.

우리 대표님에 의하면, 큰 규모의 사업을 운영하는 사람들은 우리를 궁금해한다. 이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본인 사업을 어떻게 빠르게 성장시킬 것이고, 얼마큼의 돈을 벌 것인지 등의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이 사람들은 그런 이야기에 관심 갖지 않는다.

그들의 가슴을 뛰게 만들어줘야 해요.

대표님께서 해주신 말씀. 그들은 단순히 돈을 위해 사업하지 않는다. 이미 많은 돈을 벌고 있으니까. 그래서 그들은 우리가 얼마큼의 돈을 벌 것인지보다도 어떤 가치에 기반하여 사업하는지에 더 관심 갖는다. 어지간히 큰 돈을 번 사람들은 많지만, 정말로 큰 돈을 번 사람들은 별로 없다. 정말로 큰 돈을 번 사람들은 언제나 철학이 무너지지 않은 사람들이라고 하셨다.

영업을 잘하는 방법에 관해 고민이 많았다. 어쩌면 가장 큰 전제는 올바른 상대이지 않을까, 라고 생각이 모이고 있었다. 틀리지 않았던 것 같다. 하지만 그보다 그런 사람들을 맞닥뜨렸을 때 나는 정작 어떤 이야기를 하고, 어떻게 그들을 설득할 것이며, 어떻게 내 편으로 만들 것인지가 더 중요했다.

세상의 많은 사람들이 돈을 쫓는다. 문제에 몰입하고, 그 문제를 해결하는 가치를 쫓는 사람은 별로 없다. 진짜 중요한 것들을 쫓는 사람들이 서로 맞물리는 장면을 직접 보고 배우는 값진 경험을 했다.

파트너십의 본질은 너와 내가 공감하는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것이다. 나아가, 동료들과 현장 직원들, 거래처까지.. 우리가 관계 맺는 모든 영역에서 우리가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에 공감하는 올바른 사람들을 찾고 그들과 관계를 맺는 것이 우리가 하는 사업의 진짜 모습이라는 생각을 했다.